천안시

기나긴 겨울이 지나가고 여지없이 한 살을 더 먹게 만든다. 깊은 잡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기지개를 켜듯이 몸을 일으켜서 여행을 떠나기에 좋은 때가 되었다. 두 발에 몸을 싣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오롯이 몸으로 느껴보기에 좋은 시간이다. 겨우내 쌓인 스트레스가 단번에 날아가버리기에 좋은 곳을 찾아가 보면 어떨까. 웬만한 휴게소를 가도 만날 수 있는 호두과자의 시작이 되는 곳 천안의 광덕사를 찾아가 본다. 

광덕사는 652년(진덕여왕 6) 자장(慈藏)이 창건하였고, 832년(흥덕왕 7) 진산(珍山)이 중수하였으며, 1344년(충혜왕 복위 5) 중창한 사찰이다. 광덕사보다 호두나무로 더 많이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아래 남쪽지방보다는 꽃이 느리게 피고 더디게 싹이 나오는 것 같지만 천안에도 이미 꽃이 피기 위해 아래에서 움틀거리기 시작했다. 잘 살펴보면 땅에서 올라오는 각종 나물들이 보인다. 향기롭고 건강한 광덕산의 나물로 만든 전통 요리에 광덕사의 쌀로 만든 전통주를 곁들이면 집에 차를 끌고 가지는 못할 듯해서 아쉽지만 뒤로 해본다. 

임진왜란 이전까지는 충청도와 경기도 지방에서 가장 큰 절 중의 하나로서, 사찰소유 토지가 광덕면 전체에 이르렀고, 89개에 달하는 부속암자가 있었던 사찰이 바로 광덕사다. 

1996년 철웅(哲雄)이 15년 동안의 불사를 마무리 하여 대웅전·천불전·명부전·범종각·적선당·보화루 등을 중창하였다. 이 사찰이 세워졌을 때인 진덕여왕은 연호는 '태화'(太和). 진평왕의 동생인 국반 갈문왕과 월명부인 사이에서 태어났으므로 제26대 진평왕의 조카였으며, 제27대 선덕여왕의 사촌 자매였다.

1457년(세조 3) 세조가 온양 온천에 왔다가 이 절의 부처님 치아와 사리를 친견한 뒤, 광덕사와 개천사(開天寺)의 부역을 면제시켜 주고, 위전(位田: 위토전)을 사급(賜給)한다는 교지를 친서한 금자사적기에서도 광덕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의 마음이 어디에 있던 지간에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어떤 대상을 믿게 된다. 부처의 깨달음에는  자각(自覺 : 스스로 깨달음), 각타(覺他 : 다른 중생들을 깨닫게 함),  각행원만(覺行圓滿 : 깨달음의 작용이 全知全能하게 충만함)의 3가지 의미가 있다고 한다

잘 살펴보면 나무에는 모두 몽우리가 나뭇잎을 틔우기 위해 준비를 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광덕사에서 동북쪽으로 조금 올라간 곳에는 진산의 부도 등 1978년 충청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부도 4기가 있으며, 천불전 우측에는 1985년 충청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삼층석탑이 있다

돌을 올려놓을 수 있는 곳에는 사람들이 돌을 올려놓고 자신의 소원을 빌곤 한다. 천안시는 천안 명물 호두를 널리 알리기 위해 동남구 삼룡동 천안박물관 인근 1만㎡에 호두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2025년 말에 준공을 목표로 하는 호두공원에는 호두 모양과 비슷한 고불고불한 산책로와 포토존, 빛 조형물 등 다양한 볼거리도 설치가 된다. 호두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한 전시관과 천안시는 매년 10월 호두과자와 빵을 주제로 한 빵축제(빵빵 데이)를 열어 호두 원산지로서 명성을 연계해서 하나의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듯하다. 

사람에게는 좋은 기운을 꾸준히 쌓아놓아야 한다. 일상에서 만나는 소소한 행운이 녹아서 없어지기 전에  쌓아둘 수 있는 여행은 잘만 살펴보면 곳곳에 보물들을 만나볼 수가 있다. 꽃향기 바람에 날리는 봄, 꽃망울 터지는 소리가 들려오고 작은 새의 지저귐이 봄을 노래하는 천안의 광덕사, 봄날의 호두과자를 마음껏 먹어보려면 여행을 떠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