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는 유명한 곳이 많이 있지만 나는 그중에서 봉서산을 가장 좋아한다.
봉서산의 가장 큰 매력은 도심의 중앙에 자리하고 있어서 여러 곳에서 산에 오를 수 있다.
불당동, 백석동, 두정동, 쌍용동의 뒤에는 병풍처럼 봉서산이 있고 마을 뒤편으로는 어김없이 등산로가 형성되어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우리는 공기를 늘 마시며 공기의 가치를 모르듯 늘 묵묵히 서 있는 봉서산의 가치를 잘 모를 수 있다.
나는 봉서산을 일컬어 ‘1조 원의 운동시설’이라고 이름을 지어서 부른다.
산을 오를 때마다 그 가치가 얼마나 큰 산인지 얼마나 고마운 운동시설인지를 잘 알기에 그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지만, 나에게는 1조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산이라는 생각이다.
나는 산을 오를 때마다”와! 좋다! 정말 좋다!”고 연발하게 된다.
나는 3년 전 서울에서 천안으로 이사 오면서 가장 먼저 친구가 되어 준 게 봉서산이었다.
처음에 산을 오르면서 봉서산에 홀딱 반해 버렸다.
높지도 낮지도 않게 그야말로 적당한 높이에 감탄했고, 어디에서 출발해도 왕복 1시간 정도의 거리이니 이보다 좋은 운동코스가 없었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봉서산의 나무가 크고 곧게 자란 것도 인상적이었다.
나무가 크게 자라고 수명이 긴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겠지만 내 생각은 절대로 당연하지 않다.
천안이 지형적으로 서해안과 가까워 적절한 바람이 불어와 통풍이 좋고 공기오염 적은 것이 나무의 생육환경이 좋은 곳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다.
나는 그 대표적인 나무로 오동나무를 기준으로 삼는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도심에서는 오동나무의 수명이 짧고 곧게 자라기 힘든데 천안에서는 곧게 자라고 수명이 긴 오동나무를 쉽게 볼 수 있어서다. 그 원인을 서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나무의 생육환경을 좋게 하는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봉서산에는 생태공원이 있어서 봄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오는 사람도 많았다. 배드민턴을 즐기거나 중간중간 마련되어 있는 운동시설에서 운동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나이가 드신 어르신들께서는 정자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정겨워 보인다. 이렇게 높지도 낮지도 않고 나무도 울창하고 여러 곳에서 접근이 가능한 산을 가지고 있는 도시가 얼마나 될까? 이것도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전세계에서 봉서산 단 한 곳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봉서산을 이용하는 천안 시민들은 모두 산을 아끼고 있는 것 같았다. 정해진 등산로로 다녀서 훼손되지 않게 조심하는 모습이고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늘 봉서산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오늘도 산에 오를 것이다. “오늘은 봄꽃들이 나를 반겨 주겠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