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천을 지날 때마다 눈길을 끄는 건물이 있었습니다. 2층 높이의 카페 옥상에는
노랗고 하얀 파라솔이 놓여 있고, 그 속에서 도심 속 작은 휴식을 즐기는 사람이 보입니다.
그리 커 보이지 않은 네모난 건물 앞에는 형형색색의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아기자기하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걸까요? 카페 이름도 단순합니다. '정커피.'
카페 앞에 놓인 형형색색 벤치에 앉아 호젓하게 늦은 오후를 즐기고 싶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카운터 바로 앞에는
담이나 문이 없는 작은방이 있고 그곳엔 테이블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좁은 공간을 아주 잘 활용한 인테리어가 매력적입니다.
카운터에 서니 주방이 훤히 들여다 보입니다. 그리고 한편에는 종이로 적힌 메뉴판과 사진들이 아기자기하게 붙여져 있습니다. 환경을 생각해 텀블러를 들고 온 분들에게는 500원 할인하는 행사도 하고 있습니다. 원성천에 산책 나올 때 집에서 텀블러를 깨끗이 씻어 나와 커피를 받아 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2층 루프탑으로 올라가 봅니다.
2층 루프탑으로 올라가는 길목 한 편에 또 다른 공간이 나옵니다.
마치 보물 찾기처럼, 작은 공간 안에 무언가를 곳곳에 숨겨두었습니다.
1층과 2층 사이, 새하얀 벽을 비춘 노란 조명 덕분에 어두운데도 따뜻하게 느껴지는 비밀 공간이 나옵니다.
한 편에는 담요가 놓여 있습니다.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이곳에 머물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린 2층 루프탑으로 올라갑니다. 한편에는 빨강 지붕이 보이고, 또 다른 한편에는 졸졸 원성천이 흐릅니다.
꽁꽁 숨긴 공간에서 벗어나 탁 트인 루프탑에 오니 또 기분이 좋습니다.
빨간 지붕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도 이색적입니다. 오랜만에 호젓한 여유를 누려봅니다.
실내 카페보다는 테라스나 루프탑이 있는 카페가 더 좋은 계절입니다.
오랜만에 누려본 여유에 위로와 위안을 얻는 하루입니다.
|